최근 디즈니 픽사의 애니메이션 '호퍼스'를 봤습니다. 동물과 자연을 사랑하는 열아홉 살 메이블이 돌아가신 할머니와의 추억이 깃든 연못을 지키려고 고군분투하는 이야기입니다. 시장은 연못 자리에 고속도로를 놓겠다고 발표하면서, 동물들이 이미 다 떠났기 때문에 괜찮다고 말하는데요. 메이블은 고속도로 반대 서명을 받으러 다니지만 아무도 귀 기울이지 않습니다. 그러던 중 우연히 로봇 비버의 몸을 빌려 동물들의 세계로 직접 들어가서 알게 되죠. 동물들이 그곳을 떠난 건 사람 귀에는 들리지 않고 동물들만 괴롭히는 소음 때문이었다는 것을요.
취재를 하다 보면 비슷한 순간을 자주 마주합니다. 멀리서 보면 아무 일도 없어 보이는 자리에, 당사자들만 듣고 있는 소음이 있습니다. 그 소리는 책상 앞에서는 들리지 않습니다. 가까이에서 귀를 기울여야 겨우 들립니다. 들리지 않는다고 없는 게 아니라는 사실, 그걸 계속 기억하려 합니다. 들리지 않는 소리를 먼저 듣고, 모두에게 들리도록 옮겨 적는 일을 이어가기 위해 부지런히 현장으로 가겠습니다. 님의 응원과 함께. 감사합니다.
정진영 드림 |